■ 장이 산소를 덜 쓰도록 돕는 ‘Slab51(슬랩51)’ 포뮬러 이용해 이른둥이 저산소증 치료 연구
■ 슬랩 51 투여 2시간 이후부터 산소포화도 관련 유의미한 변화 확인, 최대 6시간 지속
■ 시험관내 세포 수준 연구 통해 기전 확인, “장에서 다른 중요한 기관으로 산소 재분배”
이탈리아 연구진이 프로바이오틱스 혼합물(포뮬러) ‘Slab51(슬랩51)’이 이른둥이의 저산소증 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른둥이는 출산 예정일보다 3주 이상 일찍(임신 37주 미만) 태어난 미숙아를 달리 이르는 말이다. 우리나라 이른둥이 출생 비율은 매년 가파르게 상승해 2021년에는 신생아 10명 중 약 1명이 이른둥이로 태어났다.
이번 연구 성과는 '프로바이오틱스 복합 균주 슬랩 51이 산소 치료를 받는 이른둥이의 혈중 산소를 증가시킨다 (SLAB51 Multi-Strain Probiotic Formula Increases Oxygenation in Oxygen-Treated Preterm Infants)'는 제목으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뉴트리언츠(Nutrients)’에 지난 8월 실렸다.
바리대(University of Bari) 신생아학과, 로마 라 사피엔차대 (Sapienza University of Rome) 공중보건 및 전염병학과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슬랩51’이 장이 산소를 덜 쓰도록 도와 다른 장기에서 쓸 수 있는 산소량을 늘려준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이른둥이 30명을 대상으로 이중 맹검 임상(실험자와 피실험자 모두 위약 투여 여부를 모르는 연구방식)을 실시해 산소포화도(SaO2), 흡입산소농도 대비 동맥혈 산소포화도(SaO2/FiO2) 등을 투여 2시간 전부터 매 2시간마다 측정했다. 측정 결과 슬랩51을 섭취한 집단은 혈중 산소 농도와 관련한 유의미한 변화가 투여 2시간 이후부터 분명하게 나타나 최대 6시간동안 지속됐다.
이른둥이는 신체 장기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건강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으며 폐 기능이 완성되지 못해 산소 부족을 겪는 경우가 많다. 약물, 산소 호흡기 등을 이용해 이를 치료할 경우 부작용, 과도한 산소 공급이 생길 위험이 있다. 반면, 슬랩51은 아이가 흡입한 산소 범위 내에서 산소 포화도를 높여주기 때문에 이른둥이가 인큐베이터 생활을 잘 하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슬랩 51은 소화기내과, 알레르기학, 임상면역학 등 전문의 자격을 세 개나 가진 의사이자 세계적인 유산균 연구자인 클라우디오 드시모네 교수가 개발한 프로바이오틱스 포뮬러다. 슬랩51은 장내 산화질소(NO) 생성을 감소시켜 장에 공급되는 산소량을 조절함과 동시에 저산소 상황에 적응하도록 돕는 체내 인자인 ‘HIF-1α’의 발현에 관여하여 산소 절감 효과(Oxygen Sparing Effect)를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장에서 다른 중요한 기관으로 산소를 재분배하는 것은 집안에서 물을 최대한 잘 사용하기 위해 정원의 물 공급을 줄이는 것과 같다”며 “슬랩51은 혈류에 공급되는 추가 산소의 양이 미세하게 조절돼 신체의 자연적인 요구량을 초과하지 않으므로 산소 호흡기 이용으로 인한 과산소증(Hyperoxia)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